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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不釋卷

비행운..

 

이사오면서 선풍기를 새로 샀다..

요즘같은 날씨에 있는 힘껏 날개를 돌려 용을 쓰지만..

쓰는 노력만큼 시원하지 않은 것이. 선풍기가.. 살아있는 그 무엇이라면, 상한 속에 눈물을 흘릴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알고 있으니. 슬퍼는 말지어다..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갑자기..

 

소설책을 덮으며 한치의 망설임없이.

끄덕끄덕 돌아가는 선풍기에 생명을 달아주는 나는..

상상력이 풍부해서도 아니요..

소설만 탐닉하는 연유로 잠시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지 못해서도 아닌..

짠한 가슴에 대한 나다운 비유였다..

 

힘들게 돌려보지만 소득이 없는 선풍기나..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반드시 존재하는 호, 불호의 군 중 불호에 속하는 직업으로 인한 괴로운 인생들이나..

참으로 다를 것 없다는..

 

飛行雲과 非幸運..

입밖으로 나오는 소리는 같으나 뜻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그런 이야기..

 

앞으로의 인생에 행운을 바랄뿐이다..

 

 

비행운.김애란.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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