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시간은 내 편이다..
마흔이 도둑고양이 처럼 조용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내 앞에 다가왔다.
전문성과 성숙함, 단단한 배포로 무장한 채 흔들림 없는 자기 길을 갈 거라고 믿었던 마흔이란 나이.
하지만 나의 마흔은 달랐다. 스무살의 어설프고 나약하고 이기적인 모습에선 별로 달라지지 않았고,
젊은 날의 당당함과 무모한 도전 정신은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 어처구니 없는 초라함..
내 나이 마흔에 만나리라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자괴감과 마주치고 말았다.
-부럽거나 혹은 부끄럽거나..중
모두 현실이 주지 못하는, 완벽하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만족스러운 느낌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로맨스 소설을 탐닉하고 있다. 다들 알고 있다. 로맨스 소설은 꿈이라는 것을, 현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달콤함이 로맨스 소설에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들 현실에서는 사랑의 다양한 진짜 얼굴과 타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본 주부는 사교춤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하는 자신을 위해 사교춤을 함께 배우는 조용한 성품의 남편이 주는 잔잔한 사랑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영국여자는 조울증을 앓고 있는 남자 친구를 떠나지 않고 그의 절망과 비탄을 함께 견뎌내고 있다. 인도 여자는 다시 내게 돌아오지 않은 남자를 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그녀들은 저마다 감당해야 할 현실의 냉혹하고도 무덤덤한 얼굴을 참고 견디기 위해 오늘도 은밀히 로맨스 소설을 탐독하고 있다. 나 역시 내가 부족한 만치 부족한 남편에게 만족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남편이 나를 향해 '프리티'와 '뷰티풀'을 외칠 수 있도록 다시 환하게 그를 향해 웃어 주든 , 다른 이성에게 마음이 떨리는 것을 허락하든,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의 생생한 기쁨으로 환하게 다시 웃고 싶다.
이래서 마흔이 위험한가 보다..
-나, 떨려도 되나요? 중..
종이 책을 읽을 여유가 좀처럼 나지 않으니..
전자책이라도 읽을 밖에..
마흔의 여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비어버린 한 시간에 조금만 옮겨본다..
마흔, 시간은 갈 수록 내편이다..아름다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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