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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不釋卷

사라진 직업의 역사..

 

이젠 사라진 직업의 역사를 담은 책..

 

1.소리의 네트워커, 전화교환수 p17

-한 달에 삼십원 내지 사십원의 월급! 이것이 그들의 몸을 붙들어 매고 어여쁜 손가락도 입도 귀도 모두 뺏어버렸다.

아무리 보아도 움직이는 인형이다.! 소리나는 기계다! 인조 인형은 이런 것을 가리키는 것인가/ [여자 직업 순례-어느편이 기계인지 분간키 어려운 동작],

'중외일보'1929.10.10

 

2.모던 엔터테이너, 변사 p41

-"이 때에 나타난 청년은 후레뎃릿구 백작. 비조와 같이 기차에 몸을 날려 악한의 뒤를 추격! "하고 일대 기염을 토하면, 관중은 사진보다도 변사에 취해 손뼉을 쳤다./ 하소, [영화가 백면상], '조광',1937.12

 

3.문화계의 이슈 메이커, 기생 p65

-色이라고 하는 것은 목숨을 해치는 함정이라. 요염하고 음란한 여자들에게 정신을 빼앗겨 밤낮없이 교유할 제, 가정사를 불고하고 재산을 허다하게 낭비할뿐 더러 氣血까지 빼앗겨 명이 짧아지는 자가 허다하니, 조심할 게 이 아닌가./ [시사평론(사계)], '대한매일신보' 1909.9.18

 

4.이야기의 메신저, 전기수 p91

-소설이 의미를 갖는 것은, 소설이 이를테면 제3자의 운명을 우리들에게 제시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제3자의 운명이. 그 운명을 불태우는 불꽃을 통해서 우리들 스스로의 운명으로부터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따뜻함을 우리들에게 안겨주기 때문이다. 독자가 소설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은, 한기에 떨고 있는 삶을, 그가 읽고 있는 죽음을 통해 따뜻하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인 것이다. / Walter Benjamin, [얘기꾼과 소설가], '발터벤야민의 문예이론" 반성완 편역, 민음사1999

 

5.트랜스 마더, 유모 p113

-사람의 젖으로 양육하는 법을 말하건대 어린아이에게 제일 적당한 음식은 그 아이 어머니의 젖이다. 이것은 하늘이 주신 식물이다. 어린이가 일찍 죽는 이유는 제 어머니의 젖으로 양육되지 못하는 데 큰 관계가 있다./ 변옥,[어린아이 기르는 법], "자선부인회잡지" 1908.8

 

6.바닥 민심의 바로미터, 인력거꾼 p137

-비록 인력거를 끌어도 배워야 하고 알아야겠다. 하물며 우리들의 자손에랴!(..........) 직업에 귀천이 있으랴마는 남달리 사람이 사람을 끄는 車夫. 그들의 땀방울에는 자제를 가르쳐야겠다는 굳은 결심의 눈물이 섞인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있으랴!], '동아일보' 1932.3.31

 

7.러시아워의 스피드 메이커, 여차장 p161

-나의 '아이보리' XXX차고 구루마 No.3! 구루마는 멈추지 않고 페이브먼트위를 달리고 있다. 서대문에서 광화문! 그리고 종로! 스톱! 오라이! 구루마가 정거장에 머물 때마다 나는 앵무새와 같이 꼭 같은 말 구절을 몇 천번이고 반복한다. (........)밀려 내리는 사람들! 그리고 밀려 욱 하고 떠밀고 오르는 군중!

만원이 된 구루마 안은 잔뜩 달은 한증막과 같이 확확 증기가 가슴에 안겨온다! /XXX차고 박순자, [뻐스걸의 생활기], '제1선' 1932.8

 

8.토털 헬스 케어? 물장수 p185

-우리는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당신들의(백인들) 제안에 대해 심사숙고 할 것이다. (......)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시고 판단 말인가? 우리로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벌판, 검은 숲에 걸려 있는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까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시애틀추장의 연설문,1854],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류시화엮음. 김영사2003

 

9.메디컬 트릭스터, 약장수 p209

-임질 근치, 절대 보증. 만일 효과 없으면 절대 환불. 유명한 화류병 학과의 泰斗 독일 구로벨 박사 신발견. 백방으로 치료하고 백약이 다 효과 없어 돈만 허비하고 완치가 되지 않아 고통하는 분. 주의, 이 약보다 좋은 약이 있다면 100원을 드림. 직수입원, 신성당대약방/ [광고], '동아일보' 1929.12.25

 

위의 아홉개의 직업이 사라진 직업인가 보다.

사실 사라졌다기 보다 진화한 것이 맞는 것 같기는 한데..

너무 소설만 읽어 주니까 가금씩은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머릿속을 한 번씩 정화하기도 한다..

딱히 나이 의견을 말할 수 없음으로..

 

그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직업은 전기수..

내용중에도 마음에 와닿는 한 구절이 있었고..

 

"한나가 글을 읽을 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낭독이라는 매개를 통한 생생한 교감이 아니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묵독'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위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만이 지닐 수 있는 낭독의 아우라. 마이클이 낭독해주는 이야기가 끝나자 한나에게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희망 또한 사라져버린 것이 아닐까. 도대체 이야기란 무엇일까. 소설을, 이야기책을 듣는다는 것은 또한 어떤 의미일까.." p94

-완존공감..나중에.. 이왕이면 목소리 좋은 친구 하나를 사귀면 반드시 읽어 달라 해야겠다는 욕구가 솟구친다..!! ㅎㅎ~~

 마구마구~~

 

사라진직업의 역사..이승원..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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