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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不釋卷

동화처럼..

동화책을 읽어 주기보다 신문보기를 권장했다.

동화에 맘을 준 사람은 헤어나오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있고..

사실, 그러다보니..

우리 아이들은 동화도 신문도 다..별로가 되버렸다..

내가 우려한 최악의 경우..

 

제목이 "동화처럼.."이다.

황금사과의 김경욱 작품..

뭔가 말하고 싶은 핵심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일반인의 한계를 비웃듯..

읽는 내내 바로 해결되어 버리는 풀이집같다..

그의 글들은..

 

"한서영에 대해 생각할수록 명제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눈앞에 있을때는 침이 말랐고 보이지 않을 때는 피가 말랐다.."p62

 

"숨을 고른 뒤 여자에게 전화를 넣었지만 여전히 먹통이었다.

꼭 오늘 봐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오늘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았다."p92

 

"기다림의 마력이란 오묘해서 그냥 기다리는 것과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뭔가를, 누군가를 기다리기 시작한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작당이라도 한 듯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p97

 

"-손이 따뜻한 사람은 마음도 따뜻하대..

 -마음이 차가운 사람은 없는거네?"

 -있지만 확인할 수는 없어. 마음이 차가운 자들은 제 손을 남에게 맡기지 않으니까.."p115

 

"축구의 적은 야구나 농구가 아니라 무승부다. 사람들은 무승부를 싫어한다.

현실에도 널려 있으니까."p199

 

"매운맛은 실연의 아픔과 같아서 시간이 치료해 줄 때까지 고통을 온전히 느끼는 수밖에 없었다.

매운맛과 실연의 공통점은 그것만이 아니다. 혼쭐이 나고도 또 찾으며 고통이 클수록 고통을 준 대상에게 더 끌린다.."P226

 

뭐..

내가 공감한다고 남들도 그럴 것이다.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어렵거나, 재미없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방학이 끝나가고..

방학때 읽으려 샀던 책들도 끝나가고..

일주일 특강중에 틈틈이 보았던 책을 덮으려니..

뭔가 아쉽고, 서운한 맘이 있다..

동화의 결말은 대부분 행복하던데^^

 

 

동화처럼..김경욱..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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