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험을 보고..합격했다는 통보를 듣고..
내가 향한 곳은 신촌의 한 극장이었다..
같은 신분인 우리반 남자애와..
지금은 없어진 그 극장은..
동시상영을 하는 극장이었으니..
아는가? 동시상영 시스템을..
한 편의 영화는 정말 스크린에 걸림직한 영화였고..
또다른 한편은 듣도 보도 못한 제목의 영화들이었으니..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극장에 들어가서 본 나의 첫 이탈의 신호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변금련"..
그런데 영화에 몰두 하기도 전에 나의 시선을 끄는 장면은..
나이가 지극한 분들의 나홀로 영화감상이었으니..
그 이유가 참으로 궁금하고 궁금하였다..
훗날 엄마한테 극장에서의 일을 얘기하며 의아해 하는 나에게..
울 엄마는 친절하게도 알려주셨으니..
아마도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바디때문에 뭔가 자극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 그런 곳이라며..
다시는 가지 말라고..
이제와 돌이켜 보면 뭐 딱히 내용도 그저그랬고..
혼자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엄마의 말처럼..
힘이 딸린 내 한 몸이 서러워 찾는 곳이 그런 곳이라는 말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러다 20년후~
인터넷 서점에서 다량의 책을 구매하는 나에게
책 제목과 겉표지 디자인은 빠질 수 없는 선택 조건이기도 하다..
거기에 리뷰까지 괜찮다면이야..
더 이상 바랄것도 없고..
그런데..
어제 아침에 책을 받아 지금 내려 놓기까지 이 책을 읽으며 내게 드는 생각은..
이십년 전 쯤에 극장에 와 있던 그 연로하신 분들이니..
내가 그 사람들과 뭐가 다른 것인가?
하는 작은 괴로움과..
그러면서도 낄낄 거리며 페이지를 넘기는 이중인격..
정녕 나는 이런 책으로나마 나의 죽었던 감성을 찾아야하는가..
하는 억지스러운 철학까지..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읽히는 그대로다..
무엇인들 리허설이 많을까마는..
리허설을 한다고 다 만족할 수는 없는 일이 천지임을..
그래도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이채린..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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