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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60..입학..

나름 기억력이 우수한 내가 기억하는 일중에 단연코 으뜸은..

1997년 1월 1일이다..

경주에 있는 꽤 유명한 호텔에 있었고..참으로 흔하지 않은 가족 여행중이었다.

구씨일가 4형제의..

그리고 토함산을 바라보며 난 잉태를 하였다. 우하하..

쑥쓰럽지만..

그리고 그해 9월 9일에..

단순히 아픈 것을 피해보자는 심산으로 제왕절개를 하여 우리 범준이를 낳았다..

1997년 9월9일 오전 아홉시 50분..

"구"라는 숫자가 참으로 많이 들어가는 날. 이름또한 구범준이..

내 아들이어서가 아니고 어렸을때의 범준이는 누군가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아이었다.

잘 먹지도 않아 초등 학생이 되기 전까지의 나의 속을 태우기 일쑤였고..

아무하고 말을 섞지 않아 성격마저 의심해야 할.

그렇지만 참으로 잘생긴.. 우하하..

 

6학년이 되면서, 나의 속을 긁어 놓을  엄청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세상에 나온양..

사사건건 부딪치고..난 어느새 완전싫은 엄마가..

나에게 범준이는 내스타일이 아닌 자식이 되버렸다..

 

오늘은..

그런 우리 범준이의 중학교 입학식이다..

지금도 난 기억이 생생한데..

중학교 1학년 64명중에 제일 큰 키로 입학하고..우연히 배치고사에서 일등을 하는 바람에 반장이 되버리고..

자꾸 나에게 태클을 걸었던 친구이름..

매일 내게 찾아와 불량써클 가입을 종용하던 껌 씹는 언니들..

울 담임 선생님..

내가 좋아했던 체육 선생님 등등..

그런데..

이런 기억이 뚜렷한 나에게 중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아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두렵다..

어느때부터인가..

아이들의 진로가 중학교때 이미 결정 나버린 요즘..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자고..놀고 있는 범준이가..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도..

잘 하겠지..

사실 잘 못해도 상관은 없지만..

이 대책없는 자신감은 내 아들이기때문에 그저 생기는 것 같은데..

내가..

잘해야겠지..

 

아마도..

오늘 입학식에 가보면..

많은 엄마들 중에서 내가 제일 이쁘지 않을까 싶다..

물론이다..우헤헤..

또한 이른 아침에 나의 온 마음을 실어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는 것도 나뿐일 것이다..

 

항상 자기 편이라는 것을 우리 범준이가 알아주길 바란다..

내 아들이어서, 내 엄마여서 자랑스러운 서로가 되길 기원한다..

그리고 앞으로 다소 힘들어질 학교 생활에..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잘 버텨주길 마지막으로 범준이에게 바래본다..

 

한번만 안아보자는 말에 날 이상하게 쳐다보는 범준이..

오늘은 꼭..

찐하게 한 번 안아줘야지..

 

그럼 난..

이제부터 꽃단장하고..

입학식장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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