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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不釋卷

82년생 김지영..

 

누군가가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기에..

샀다..

 

책을 접하게 된 경위가 뭐 중요하겠는가..

그리고 선물할 만 하니까 했겠지...라며

토욜 저녁에 받아든 책을 오늘 다 읽었다..ㅎ

 

재밌다..

재밌음의 이유가 그냥 흥미로움은 아니고..

정말 82년생 여인 누군가의 삶을 고스란히 엿본 것 같아 재밌었다.. 안타까움을 더한 재미라는 것이 걸리기는 하나...

 

"눈이 충혈됐네? 잘 못 잤어?"

선배는 평소와 똑같이 다정하고 차분히 물었다. 껌이 무슨 잠을 자겠어요,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김지영 씨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p94

 

배려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항의를 해야 할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고, 괜한 말싸움을 하기도 싫어 김지영 씨는 그냥 눈을 감아 버렸다.

-p101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손끝이 저리도록 애틋했다.

하지만 김지영 씨의 일상도 전쟁이었고, 긴장을 놓으면 당장 피투성이가 될 순간순간에 다른 누군가의 안위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p119

 

법이나 제도가 가치관을 바꾸는 것일까, 가치관이 법과 제도를 견인하는 것일까.

-p132

 

주어진 권리와 혜택을 잘 챙기면 날로 먹는 사람이 되고, 날로 먹지 않으려 악착같이 일하면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들을 힘들게 만드는 딜레마.

-p139

 

어떤 분야든 기술은 발전하고 필요로 하는 물리적 노동력은 줄게 마련인데 유독 가사 노동에 대해서는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p149

 

책 한 권을 다 옮길 뻔 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고..

 

72년생이 보기엔 복에 겨운 소리..

92년생이 보기엔 불합리한 이론들..

나의

02년생 구도연이 보기엔 원시인들나 할 법한 이야기라며..

웃어넘길 옛날 이야기였음 좋겠다..

82년 김지영의 삶은...

 

헤아려지겠지..

세상이 바뀌었으니...ㅎ

 

 

 

82년생김지영.조남주.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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