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재미난 형식의 책을 읽었다.
가전제품에나 붙어 있을 법한 사용설명서가 있는 남자의 이야기.
너무나 친근한 철수라는 남자의 설명서..
사용하기 전에
제품 규격 및 사양
취업모드
학습모드
연애모드
가족모드
설치방법
전원공급
청소방법
주의사항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하기 전에
소비자 피해보상 기준 안내
제품보증서..까지
차례이자 소제목이다.
하지만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과 표지 그림과는 달리 내용은 그리 밝은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오히려 웃음 속에 숨겨진 씁쓸한 동질감 때문에 입은 웃어도 눈에서는 눈물이 나는..
그런 아이러니한 책이 분명하다..
'종일 켜 둔 텔레비전 위에 식빵을 올려 놓으면 열기 때문에 조금 따뜻해질 수는 있다.
줄곧 영어를 붙잡고 있는데도 토익 점수가 좀체 오르지 않자 텔레비전이 토스터를 흉내 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39
딱히 반박할 수 없는 나의 현실이자 실제 아닌가?
대부분의 내용이 작은 소제목별로 알기쉬운 설명서처럼 나열되어 있기가..
모든 루저의 완결판되시겠다..
나름 내가 인정하는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니 추후에도 눈여겨 보리라.
이 작가의 글들을..
그리고..
언제 시간이 난다면 나 스스로도 한 번 만들어 볼까 싶다..
'상희 사용 설명서'
너무도 의외의 부분이 많아 경고, 주의, 내지는 알아두기와 상품 Q/A로 일관된 편협한 설명서이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염려가 된다.^^
주의해야지..지금부터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사용후기란에 '재구매요청'이라는 멘트가 뜨도록..
그리 해야겠다..
^^
철수사용설명서.전석순.민음사(2011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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