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먼저인지..
뭔가 쓰고 싶은 도구로 책을 읽고 있는 건 아닌지..
갑자기 애매한 생각이 든다..
확실한 것은 재미있는 책을 읽게 되고, 그 느낌을 조금이라도 오래 간직코자 글로 남겨 놓으려는 생각에는 의심이 없다는 것인데..
별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는 책을 죽자고 붙잡고 있을때면 불쑥 들게 되는 욕심은 아닌지..
어떻게든 블로그의 한 줄이라도 이어가고픈..
갑자기 내가 구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래도..
오늘도 욕심의 끝에 간신히 책 한 권을 올려 놓으며 몇 자 적어본다..
우리나라 작가가 쓴 다소 이국적이며 평범치 않은 단편의 모음집이다.
듣도 보도 못한 퀴르발이라는 남작이 나오는 이야기를 필두로..
셜록홈즈의 숨겨진 사건.
그녀의 매듭.
그림자 박제.
마녀의 스테레오 타입에 대한 고찰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
괴물을 위한 변명.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
몇 편은 도대체 집중할 수 없는 내용으로 범벅이 된 글이고,
그녀의 매듭이나, 그림자 박제등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흥미진진함이 깔려 있기도 했다.
종전의 책들과 차별이 되는 부분은 맨 마지막의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같은 경우.
아무 상관 없이 흘러갔던 위의 모든 단편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번에 정리가 깔끔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가요들을 들어보면..
(팝송은 해석이 불가한 경우가 많아 쉽지 않지만..)
특정 계절에 어울리는 노래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뭔가 의욕을 불어 넣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주는 봄기운의 노래..
빠른 템포의- 늘어짐이란 걸 절대 용납치 않을 정도로- 더위를 날려버릴 여름 노래..
왠지 떨어지는 나뭇잎 한 장 밟아줄때 꼭 동행해야 할 느낌의 가을 노래..
노래지만 따뜻함이 묻어나와 바깥의 추위를 감싸안을 것 같은 겨울노래 등등..
책도 있지 않을까?
4계절을 아우르며 나의 심신을 만족 시켜줄 책 사이에..
꼭 지금 읽어야만 감성지수 100%를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책..
짧은 가을이 가기전에 누군가가 말했던 가을 분위기 책 한 권 읽고 싶고나^^
오늘 읽은 책은 나누자면 겨울과 어울리는 책이었음을..
다시한 번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오늘도 중얼거리다 간다..
퀴르발남작의성..최제훈..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