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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92.

오랜만에 친구가 지방에서 올라왔다..

반갑고 또 반갑다..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훑어보니..

친구야..

많이 삭았구나..헐..

 

나도 그 아이 눈엔 그리 보이겠지..

다른 고등학교를 나와, 다른 대학에 진학하고..

그렇지만 같은 선생님 문하의 제자로 엮인 인연이 이십년을 넘었거늘..

그동안 알아왔던 시간의 길이 만큼..

딱 그만큼의 나이를 얼굴에 붙이고 이렇게 상봉을 하니..

기쁘고 또한 슬프다..

 

내가 남자였음면 좋겠다는 친구의 말은..

고마우면서도 안타깝고..

 

꽃 피는 계절에 만났으면..

꽃이 떨어져 새로운 싹을 틔우는 그날까지 함께여야 할 것을..

나와 사뭇 다른 상황이 미안함으로..

다가온다..

 

현정아..

그래도..

행복해줘..

날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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