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서하는데 있어 몇가지 습관이 있다..
아니 버릇인가?
암튼..일단 책을 사면 젤 첫 페이지에 구입한 날짜와, 나의 이름을 써놓고..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가는 말이나, 머릿말은 놓치지 않고 읽는다..
그리고, 작가의 프로필을 유심히 살핀다.
사진이 있다면 스캔이라도 하듯..더욱 공들여 쳐다보는 것..
이것이 나의 버릇이자 처음 보는 책을 탐색하는 첫번째 임무이다..
뭐..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김영하'라는 작가의 글을 세번째 읽었다.
첫번째 책은 하도 오래 전이라 미안하지만 전혀 기억이 없다.
그저 작가 이름만 온전히 알고 있을뿐..
'검은꽃'이었던가..
두번째는 삼년전쯤에 읽은 책인데 제목이 '퀴즈쇼'였다.
와우..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었다.
다른 미사여구가 전혀 필요치 않은..
그리고 오늘 마친 이책이 나에게는 그의 세번째요, 그에게는 세상에 내보내진지 며칠 되지 않는 신생아와도 같은 육년만의 책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단편이 여럿 모여져 있다.
단편이라고 하기엔 A4 용지 한 장도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글도 있어, 초단편이라고 해얄것이고..
여하튼 여러 소제목의 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아깝지 않은 시간을 앗아갔다..
(말에 어패가 있다..아깝지 않은데 앗아갔다니..그래도 이해를..)
책을 보면서 자꾸만 겉표지의 작가 사진을 보게 된다.
이렇게 생긴 사람의 어떤 면에서 요런 글들이 나오는가..
정녕 소설가들은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부류의 인간들인가..등등
지극히 평범한 얼굴에서 나오는 일련의 글들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한 번 더 봐주고 책을 덮는다..
그리고..
갑자기, 불현듯..참을 수 없이 드는 생각은..
나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어떻게든..아무 이야기든..
시간은 장담할 수 없으나..
한 번 해보겠다..
자꾸 봐도, 금방 잊지만 그래도 쳐다보게 되는 얼굴의 작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도 뭔가 끄적이고 싶게 만드는 작가..
김영하의 글이었다..
무슨일이일어났는지아무도.김영하.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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