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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67.

음력 5월 5일 단오때가 되면 갈대 속청을 채취하기에 적합한 시기가 된다..

대금 특유의 청소리를 얻기위해,

청을 붙이는 작업은 대금 전공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절차이며..

청소리의 청아함 정도는  대학입시의 당락이 결정되고도 남는다..

고등학생이었을때는 청을 하루에 한 번씩은 갈았다.

연습을 많이 해서 소리가 맛이 가는(?) 바람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거의..

대학 진학후엔 일주일, 혹은 한달에 두어번 정도..

음..지금은..언제 청을 붙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 하다..

연습량에 비례해서 횟수가 결정되는 일이니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어렸을적에 몰아치기한 연습은 지금의 근간이 되었기에 나의 소리가 아직은 쉽게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자부한다..

 

골프를 처음 배울때.

하루에 똑딱이를 1500개씩 쳤다..

일주일에 한켤레씩 장갑을 바꾸면서, 일단은 벼락치기로 연습을 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한참 멀지만..

그래도 한 두어달 한자리에서 두시간을 꼼짝없이 연습한 덕에..

같이 시작한 친구에 비해 훨씬 여유로울 수 있다고 역시 자부한다..

 

배드민턴을 배운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줄이 끊어졌다..

연습량이 많아서 끊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열심히 연습한 덕에 그리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것 역시 한참을 더 가야할 장시간의 연마를 필요로 하는 운동이겠지만..

그 누구보다도 빨리 여유로울 수 있도록 연습하리라 결심하게 될 계기가 되었다..

나의 첫번째..끊어진 라켓..

 

평생을 해야할 일들이 있다..

공부가 그렇고, 운동이 그렇고, 악기도 그렇다..

너무 초반에 힘을 빼서 장기 프로젝트가 어려운 경우를 보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재미를 느껴주기엔 처음 시작의 다그침이 중요하다는 나의 이론을 합리화 시킬 생각이다..

하고자 할때, 내안에 든 지식이 너무 없어 괴롭지 않도록..

뛰고자 할때, 나의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슬픈 일이 없도록..

불고자 할때, 악기에 비해 나의 정열이 약해지지 않도록..

 

앞으로..

몇가지나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을까..

오늘밤은 곰곰히 그 생각을 해볼참이다..

 

같이 하면 좋을텐데..

같이 읽고, 같이 뛰고, 같이 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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