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를 사러 종로에 다녀왔다..
예전엔 종로 바닥(?)을 꽤나 헤매고 다녔거늘..
어느때부터인가 종로는 경계의 동네가 되버렸다. 나에게..
자칫 멍때리고 걷다가는 나와 똑같은 처지의 사람과 맞딱뜨리기 십상이고..
거리에는 나름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무서운 아저씨들이 널려 계시다..
그런데다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에서는 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어쩌다 열어놓은 상가안에서도 에어컨 바람이 서늘하지 않다..
예전엔..
종로가 괜찮았는데..
이제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들리고 싶지 않은 곳이 되버렸다는 생각에 씁쓸하기까지 하다..
요즘.. 바쁘다..
내가 바쁜 것이 아니고 나의 주변이 바쁘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맘이 바빠지는 것 같다..
말을 빨리하고, 밥을 빨리 먹는 한이 있어도 마음만은 늘 여유롭기를 갈망했는데..
그렇게되버렸다..
언제쯤 그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그래도..
그런 와중에도..
두꺼운 책을 안기며 읽으시라고 건넨 손이 무색치 않게 후딱 보고 내게 독후감을 얘기해 주신 나창균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잠시지만..
학교에서 나눈 몇마디 대화는 또다른 신선함이다..
바쁜 하루안에 잠시 쉬어도 되는 아이들의 쉬는 시간 십분처럼..
다행이고 고맙다..
남들에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란다..
종로의 여느 사람들처럼 잰 걸음을 총총대는..
그럼에도 별 생각없어 보이는 사람이 아닌..
남에게도 나의 여유와 한가로움이 전해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아니 될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것임을..
바쁘다는 이유로 그간 소원했던 블로그에 몇 자 적으며 반성의 맘을 전한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