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40년후..

어제 저녁엔 호텔에서 저녁을 먹었다..

촌스럽게..

호텔뷔페를 자랑하려는 건 아니구..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나?

암튼 아는 분의 부탁으로 서울고등학교 송년 모임에서 수줍은 대금 연주를 하였으니..

연습좀 할것을.. 지금 생각하니 죄송스럽다..

 

그곳에서 어떤 분의 섹스폰연주를 들었다..

한눈에 봐도 가발임이 확 티가 나는..

그러나 연세는 60대쯤이나 되보이시는..

그런데..

아니었다..

가발은 맞지만 연세가 무려 78이나 되시는 할아버지셨던 거다..

섹스폰을 가르치는 제자중에 서울고 동문이 있어서 응원차, 초청공연차 오셨다는데..

한마디로 그분의 섹스폰 연주에 뿅가버렸다..

수려한 잔가락과. 도저히 그나이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폐활량에서 뽑아지는 선율들..

노래가 절로 나오고 스텝이 스스로 밟혀지는 것을 억누르자니..

흘끗 본 아저씨들은 거의 무아지경이요. 몸을 어쩌지 못해 고통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백번이해가 간다..

 

나보다..

40살이나 많으신거였다..

 

40년후에 나는 대금을 어깨에 걸칠 수나 있을까? 싶은데..

 

부러움과 존경심에

글로나마 앞으로의 다짐을 남겨본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한 번 끝까지는 불어보자고..

 

혹..지금이라도 새로운 악기에 도전해 보고픈 분들께도 말씀드리고 싶다..

악기는 나이하고는 상관없다고..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어여 시작하시라고..

 

성함도 잊었지만..

어제 섹스폰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한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업끝  (0) 2009.12.21
새벽에..  (0) 2009.12.20
겨울..  (0) 2009.12.16
모임들..  (0) 2009.12.11
그리고..  (0) 200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