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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不釋卷

연인 심청..

 

본래 남녀사이는 그런 것이다.

애타게 찾는 쪽에서는 일각이 여삼추요, 숨 쉬고 뱉는 사이가 그렇게 길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마음을 가지고 희롱하는 쪽에서 보면 애타는 사람의 그 애타는 마음은 제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를 희롱할 줄 아는 이에게 과연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면, 없다.

혹자는 사랑하는 마음을 가리켜 저를 위하는 욕망에서 오는 것이라 하지만 이는 사랑의 시작이요 끝이 아니다. 아니, 사랑은 처음부터 자기만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남을 위하는 마음이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할 때, 그것은 저를 위해서 그가 좋아서 그를 좋아함이 아니요, 그가 좋아보여서 그를 위해 나를 바쳐서 그를 더 좋게 만들고자 좋아하게 되지 않던가.

적어도 순수한 사랑을 품은 이에게 사랑은 처음부터 그를 위해 저를 희생함이니, 세상에는 왜 기별이 없느냐고 사랑하는 이를 탓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기별 없는 이가 기별 없이 세월을 보내는 데는 필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리라고, 애써 그리운 마음을 삭여낼 줄 아는 이도 있다.

-164.165

 

 

이다지도 심청이가 슬픈이야기였는지 몰랐다..

읽는 순간 가슴이 먹먹..

그치만..

정말 와닿는 글은 심봉사의 마음..

두 부녀가..

나를 울리는구나..

 

 

 

사랑으로죽다연인심청..방민호..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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