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했다..
길고 긴 겨울 방학을 보내고 간만에 대학원 건물에 들어서니..
이런..제길슨..
곳곳이 공사중이다..
그 많은 방학동안 도대체 뭘하다가 개강일까지..
수강 신청한 강의실로 향하니..
학생이 나 혼자 뿐이다..
괜히 출석한 것이 죄송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자체 휴강에 들어간다..
갑자기 비어버린 두시간..
내가 학부생이었다면 뜻하지 않게 찾아온 휴강은 정말 꿀맛이겠지..
화려한 이대 앞 길을 누비며 맛집 순례를 하거나..
입고 싶은 옷을 눈으로 스캔해 저장하거나..ㅎㅎ
하지만..
오늘의 나는 이대생이 아니기에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것도 없으니..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발길이 십여분을 헤매이다 다음 수업을 버린채..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다들..
개강파티에 여념이 없을 지금 이 시간도 별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고..
그렇게 이번 학기 수업 첫 날이 가고 있다..
어느 순간..
다른 분야와 달리..
예체능으로 묶이는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이 뒷통수를 강타할 때가 있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저렴한 멘트 작렬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근자감..의 무리 중 하나임을 인지할 때..
참..
기분이 묘하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모습들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 덩어리들이니..
그때문에..아니
그나마..그것에
위안을 삼으며 이 곳을 박차고 나가지 않는 것이 아닐까..생각해 본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호사가..
음악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자국의 음악을 즐기며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자부심을 가져도 될 가치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나의 이러한 신념이 무너지지 않도록..
늦게나마 다시 시작하는 학업이 힘이 되주길 바란다..
반드시..
앞으로 15주 동안 열공모드를 유지 할 것을 다짐하며..
길고 긴 토요일을 마친다..
아~~
이제 꽃이 필 날도 머지 않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