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희 2011. 8. 25. 21:10

오늘은 고등학교 첫 수업일이었다. 이학기..

비록 일주일에 세시간 뿐이나 무척이나 뜻깊은 수업임과 동시에 늘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8시라는 말도 안되는 시간이 일교시인 것이 흠이긴 하지만..

총총 학교로 향한다..

한 달여 만의 반가운 맘으로..

 

아이들의 다리가 하나같이 튼실한 것은 이 계단 때문이리라..

일단 한 숨 한 번  쉬어주고..

등반(?)에 성공..

수업 준비를 한다.

간간히 한숨을 쉬면서..

요즘들어 자주 한숨을 쉬게된다..이상하게..

 

민주가 이백원을 준다.

선물이라고..

이렇게 기쁠 수가..

그 와중에도 자꾸만 나오는 한숨..

아니 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숨을 쉬는 것이 고역이다.

몇 번에 한 번씩 몰아쉬지 않으면 이마에 땀이 맺히는 것이 틀어놓은 에어컨이 무색하다..

또 한 번..

 

점점 횟수와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 아이들은 방학 기간동안 다시 깨끗해진 상태로 돌아온 본인들이 이유인가? 나의 눈치를 보고..

그게 아닌데 매번 말하자니 수업이 정신없어 지는 것이 나도 미안하다..

그리고..

아니 그러더니 급기야 더이상 참을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조퇴를 하고 말았다..

수업은 두시간이나 더 남았는데..ㅠㅠ

언젠가부터 꼭 일 년에 한  번씩 이런 일이 있는 것이 올해는 이번이길 바라면서 병원으로..

 

엑스레이를 찍고 심전도 검사를 하고, 폐기능 검사에..

이럴수가..

멀쩡하단다..

난 여전히 숨쉬는 것이 힘든데..

정말 대략난감이다..

 

의학용어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스트레스성홧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만히 앉아 검색해보니 기혼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로 나와있는 증상들이..

바로 오늘의 나였다..

말 할 수 없이 슬프고..

대책없이 짜증이 난다..

 

무슨 두루마리 휴지도 아닌데..

의사는 풀어버리라고 하고..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처방앞에 곤난(?)할 뿐이다..

지금 이 시간의 나는..

 

내일이면 희망의 화병치료제가 나를 기다릴 것이다.

반드시 내일의 스케줄은 그래야만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신경안정제쯤을 복용하면서 가쁜 숨을 내쉬다 정말 열받아 운명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부디..

'미인박명'이라 명명해 달라..

 

나의 가족이..

나의 일이..

그리고 바로 내가..

병이 되어 나를 가격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내뱉는 한심한 한숨은 오늘 밤에 소멸하기를 바라며..

이제 자야겠다..

 

유난히 길고 긴 하루를 보내며..

염원을 담아 몇 자 옮겼다..

 

그럼..

무사한 내일을 기다리며..

안녕히..